예전 구남친 중에 바이섹슈얼로 의심되는(?) 남자가 있는데 솔직히 걔는 연기를 그리 잘 하는 벽장이 아니어서 티가 많이 났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또 생각해보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핵인싸로 사는건 아니어서 연애경험 적은 아싸의 삶은 technically 성소수자의 삶과 썩 다르지 않음.
보통 “게이다”라는 걸 논할 때 쓰는 기준들을 보면 “헤테로 사회의 정석적인 섹스어필 공식을 따르지 않는” 뭔가 다른 유형의 섹스어필 문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성소수자라고 읽어낼 때가 많은 듯함. 그게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한데 이런 오타쿠같은 개념에 과몰입을 하면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성소수자]의 바운더리가 지나치게 넓어지고 온갖 지저분한 이상성욕자들까지 다 취존하라고 개떼처럼 몰려와서 손을 뻗는단 말이야. “성소수자”라는 말에는 소수자성만 있지 정확히 누가 제도권 안으로 포섭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논하지 않고, 정치적 기반을 확장하기 위한 구시대의 전략이 오히려 지금처럼 다양성이 차고 넘치는 시대에는 독이 됨.
그리고 한편으로는 단지 연애 경험이 적어서 섹스어필 공식을 잘 모르는 헤테로들에게 부정확한 성소수자 낙인을 남발하게 되고, 그런 분위기가 싫은 헤테로 어린이들이 지나치게 일찍 성경험을 시도하게 만드는 등의 해악이 많아. 성경험 일찍 하는게 왜 좋지? 그게 쿨한가? 그러다가 맛이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무튼 그래서 나는 걔가 바이섹슈얼 아니라고 부정하길래 그래 그냥 오타쿠 아싸인갑다 하고 넘어갔는데 그 뒤로도 미묘하게 주류 사회에 적응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나는 걸 보면 진짜 바이가 맞나 싶기도? 근데 걔는 바이섹슈얼인게 문제가 아니고 그냥 주류 사회와 결이 안 맞는 (주파수가 많이 다른) 그런 앤데 자꾸 주류 사회에서의 성공을 노리니까 불행해지는 그런 케이스임. 꿈이 아무리 크다 한들 그에 걸맞는 역량이 없으면 계속 헛돌기만 하다가 불행한 삶을 마감하는거지. 걔는 차라리 행복한 비주류의 대안적인 삶을 열심히 모색했다면 훨씬 더 행복해졌을 것임. 지랑 코드 잘 맞는 헤테로들이랑 같이 대안적인 커뮤니티를 키워서 잘 살면 되는데 욕심이 너무 많아서 비주류의 용 머리가 되느니 주류 사회의 뱀 꼬리를 택하는 타입이신. 이런 애들 어디에나 있고 이건 남이 해결 못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