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프면 사람이 그리워진다고들 하는데 나는 거기에 100%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게 어떤 건지는 이해한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약해지고 그럴 때는 누군가의 따스한 보살핌이 힘이 돼. 특히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는 중증 부상이나 질병이라면 타인의 존재에라도 기대어서 어떻게든 극복해야할 때가 많다.
하지만 감기몸살처럼 일단 푹 쉬면서 신체 컨디션을 회복하는게 우선인 면역계 질환의 경우엔 굳이 사람이 보살펴주지 않아도 된다. 상비약, 밥, (없으면 배달죽), 따뜻한 침대, 충분한 물.. 그 정도로 충분함. 감기 한 번 걸리면 열이 펄펄 끓곤 하던 어린 시절에는 엄마가 보살펴줘야 했지만, 성인인 나는 이제 그정도로 약하지 않으니깐.
감기몸살 걸려서 누워 있을 때면 옛날 로맨스 드라마의 클리셰적 장면들 - 썸남/썸녀가 아플 때 죽을 사다 주거나 하는 - 이 얼마나 구린지 종종 생각한다. 어렸을 때 그런 걸 보면서 자라지 않았다면 더 이른 나이에 독립적인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 텐데. 어느덧 감동이 메마른 건어물녀인가봐요. 빨리 나아서 버터구이 오징어 먹고싶네. nostr:note1led9sp5l35cx0n2cmahqxs4dcrv2k4havl3tqh3aq0g3pg4p0v3s48gzz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