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소회:

놀자판으로 만들어서 쓸사람만 쓰고 말거면 뭐든 나와도 상관없다 생각하는건 동일.

근데 거기 수익모델을 붙이겠다? 그건 아주 다른 얘기지.

하드웨어적으로 현 시점 그런 공간이 출현하는건 불가능하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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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주의, 망상있음]멀티-메타버스의 필요성과 지향점

잠시 무인도에 홀로 갇혀있다는 생각을 해보자.

표류 당시 들고왔던 옷가지는 해져서 입을 수가 없고, 살만한 집도 없으며 포켓몬빵도, 내 몸을 지켜줄 경찰도 없다.

당신은 나뭇잎과 동물 가죽을 주워 추위를 피하고, 나뭇가지와 돌, 진흙으로 집을 지어야 한다. 낚시와 채집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날카롭고 단단한 무기로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프로페셔널하게 할 수록 망망대해에서 당신이 문명에 발견될 때까지 생존할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단일개체의 나약함은 생존을 위해서는 매우 불리하다.

그렇게 냉혹한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인간은 연결을 통해 집단을 이뤘다. 무리를 짓는 순간 생존률은 확 올라간다. 사냥을 잘 하는 힘센 남자들은 식량을 모아오고 힘이 약한 여자들은 보금자리를 지키고 아이들을 먹인다. 단순한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생명의을 이어가는 '적자생존'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단계의 인류는 부족한 힘과 음식으로 인해 오로지 생존에만 포커싱이 맞춰진다.

농업은 잉여자원을 만들어내는 혁명이었다. 이제 모든 남자가 식량을 구하러 가지 않아도 남을만큼 풍족한 시대가 되었다. 이 잉여노동력은 모든 산업군에 걸쳐 분화를 촉진시켰고, 잉여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사유재산의 개념이 싹트기 시작한다. 산업화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오늘날 인간은 단일 개체가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낼 수 없을만큼 고도화된 사회에서 얼굴도 본 적 없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생산물을 먹으면 살아간다. 물론 나 역시도 그리 대단치 않은 사회 평균적인 생산력을 공급하고 얼굴도 모르는 제3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생존하고 있다.

당신이 어느날 갑자기 집을 짓는다고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뭘까? 아마 철근을 만들기 위해 철광석을 채광하는 일부터 해야하지 않을까?(땅은.... 미리 사놨다 칩시다)

그래도 철광석은 광부가 잘 캘테니.. 잘 캐는 광부 블라디미르씨에게 맡기고 프리미엄을 얹어주자. 철광석 하나의 공정을 건너뛰고 양질의 철광석을 구매할 수 있었다. 당신은 생존했다! 물론 이 다음에 철광석을 제련하고, 적절한 비율로 강철을 주조하며, 콘크리트도 만들고, 건축학을 연마한 후 내장, 전기 으아아아아아아악

안되겠다 당신은 생존할 수 없을 것 같다. 비박 기술을 배우도록 하자.

한줄요약하자. 내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서플라이체인이 이렇게 중요하다.

메타버스에 대해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자. 거창한 이야기들이 많다. '공간의 확장', '새로운 현실', '이세카이의 삶'...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지만 공통점은 그거다. 우리는 가상 공간 안에 살게 될 것이다.

슈퍼마리오가 메타버스 게임이라면 어떨까? 내가 버섯돌이(굼바)를 밟을만한 점프력이 없을 때 애초에 게임이 성립할까? 철권이 메타버스 게임이라면 어떨까. 내 몸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눈앞에 격투기 챔피언이 있다. 이걸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산다는건 이런거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잘 할수 없다.

코인시장에 뒹굴면서 매일매일을 가슴졸이며 사는 당신도 어떤 SNS집단이나 모임에서 내가 절대 못할것 같은 일을 쉽사리 해내면서 차이를 느껴본 적이 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는 있지만 당신이 제공하는 가치는 누군가가 제공해주는 지식에 비해 한없이 낮을 수 있다.

그렇지만 당신은 코드 하나는 기가막히게 짠다. 나한테 최신 NFT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그 사람에게 없는 기술이다. NFT인플루언서가 코딩이 뭔 필요??? 하지만 전혀 교환가치가 없을 것 같던 두 기술(지식)은 사회의 고도화를 통해 어느 순간에서부터 연속적이고 탈공간적인 교환이 이루어진다. 얼핏 근본스러워보이는 NFT 프로젝트 깃헙에서 스파게티코드를 발견한 당신은 얘네 말만 잘하는 애들이라고 썰을 풀 수도 있고.

특정 메타버스는 현실의 아주 한정된 부분이나, 가상공간의 어떤 규칙을 통해 제작된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있다.

그 어떤 게임이나 메타버스에서도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싶게 만드는 기능같은건 없다. 그딴 곳에서 비데기술자가 먹고살 길이 있을까?

결국 메타버스에서 변기 기술자는 굶어죽는다.

피부관리사는 직장을 잃고, 택시기사의 절반 이상은 실직할것이다.

당연히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면 사양산업과 그렇지 않은것은 나뉜다. 그렇지만, 그 변혁의 속도가 파괴적으로 빠르다면 그것은 새로운 현실이 아니라 열화판 정도로 인식될 것이다. 결국은 망하게 되는 아름다운 사회주의 세상 같은걸 생각해봐도 될 것 같다.

메타버스 유망직업 TOP20 이런 얘길 하자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변기를 계속 소비해줘야 한다는 얘길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을 '소름끼칠'정도로 모사해야하고, 모사가 어렵다면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인간이라는 종이 발전하는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거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면 '현실'에 진다. 약하니까.

그 옛적 울티마온라인에서 시작된(아닌가?? 몰?루) 크래프팅 기술이란 것은 오늘날에 이르러 WoW, 검은사막, 로스트아크 등 여러 게임들에서 분화된 경제와 그 생산품들이 갖는 가치를 보며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걸 통합하는건 월드에서 사용하는 재화(화폐)이다*

내실을 다시는 이런 행위는 컨텐츠의 소비 속도를 줄일뿐더러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며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NFT world에 지어지는 고로치랜드의 웅장한 모습을 보자.

웅장한 모습에 감탄하는건 둘째치고 이제 이 세계에서 나라는 존재가 뭘지 생각해보자.

님... 만들어보실래요?

당신은 어떤 가치를 공급해서 이 세계에서 '생존'하실 수 있죠?

아니면... 그냥 돈만 쓰시든가.....

재미를 찾아 오셨어요? 그러면 잘 선택하신겁니다. 이 필드는 궁극적으로 재미와 관심의 수요자들이 만들어야 하는 곳이니까요.

돈쓰는 사람이 없는 가상현실은 열성 대체제일 뿐이니까.

한 메인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써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해결되는 구조의 경제는 무인도와 다를 것이 없다. 상대방 함선을 때려잡는 것으로 토큰을 벌고, 함선을 팔아 토큰을 벌며, 새로운 함선을 건조하는데 토큰을 사용하는 경제는 지속불가하다. 대규모 함대를 이룩한 거대 집단 또는 1:1함선 전투의 최강자가 나타나 그 모든 경제를 장악하는 미래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멀티버스에서는 잉여자원을 또다른 가치물과 교환할 수 있게 되어 공급체인을 이뤄야 한다. 위대한 바다의 지배자 프랑수와선생이 쓰는 치실 정도는 내가 만들어 팔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모두가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되는 그런 순환구조에서 또다른 현실이 탄생할 수 있다.

이런 미래를 생각하면서 세계관의 "연결성"에 집착하게 된다.

다음은 최대한 현실적인 수준에서의 멀티버스를 그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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