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소회:
아직 '오'교주의 말을 즐겁게 듣던 때 같다.
뭐 어쨌든간에 분열하는 세계는 중요한 주제니까.
비트코인 소재로 쓰기에 딱인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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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관계에 대한 지정학 리스크를 읽을 때 필요한 점
이런 저런 지정학 관련 서적과 지식들을 접하게 되면서 가지게 된 생각이 있다.
개인이 자신의 사유재산을 더 확보하고 싶어하는 것은 국가단위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결국 국가간의 대립은 필연적이다.
이것은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매장량이 편중된 특정 원자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그냥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의 패권국인 미국이 과연 전 세계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을까?
솔직히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만.. 사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른 국가들을 다 개박살낸다 한들 미국은 행복할 수 없다.
아무리 세계 정상에 올라본들 졸개가 없으면 노잼인 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직원없는 사장은 결국 화장실 청소를 해야한다.
21세기 들어 새로운 전략자산, 혹은 원자재로 불릴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이것을 희귀금속들과 반도체에서 본다.
금속들이야 말할것도 없이 그 독특한 성질을 발견하게 되면서 용도가 개발되며 새로운 시대를 여는데 필요한 원자재이다. 그 중 핵심 금속류인 희토류는 90%의 가까운 매장량이 중국 땅에 존재한다.
그리고 반도체는 대단한 기술집약적 장치산업이며 전자산업의 기본 단위이다.
다만 원자재들에 비해 1차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지속적인 기술격차를 유지해야 한다는 맹점이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와 대만의 위상은 이 반도체 공급능력에서 기인하는 것이 꽤 주요하다는 개인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 TSMC를 수호하기 위해 미국이 종종 중국과 대립각을 세운다는 가설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이런 전략자원들은 인류 역사상 메타순환을 거듭해왔다.
실물수요와 가치보존을 위해 쓰였던 금, 은이라든가.. 화약에 쓰인 흑연, 금속 문명의 철, 문명의 상징인 흐르는 담수, 산업 그 자체인 석탄, 석유..
메타 잘 타면 부유해지는 것은 맞다. 꼬우면 니들도 파든가?
근데 사실상 이런 자원들의 수급력과 자급능력이 결정하는 것은 기본권, 생존권의 방어다. 패권싸움에는 이보다 고차원의 무기가 필요하다. 로마는 강력한 커뮤니티와 인프라로, 스페인은 무역을 주름잡으며 상업으로(무역의 힘이 얼마나 컸는지는 스페인 옆에 티끌같은 포르투갈이 동시대에 개쩔었던걸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인구와 도시화로, 영국은 열린 바다에 대한 지배력으로 이것들을 쟁취해냈었다.
이들 모두는 당시의 전략자원을 독점 수준으로 가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지배하다시피 했거나 타 국가에 비해 압도적인 사이즈를 지녔었다.
그리고 보다시피, 그 필수적이라는 희귀금속들을 엄청나게 들고 있는 중국은 패권국이 아니며, 한국과 대만은 세계의 고객들에게 큰소리를 못치는 약간 '거만한' 공급책이다.
또한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없을것이다.
반도체 이전 단계로 보면.. 반도체 필수 소재들의 국제적 공급량을 보자.. 일본 없으면 전세계 반도체 공장 스탑이다.. 그래서 일본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가..?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자국의 번영을 위해 노력하지만, 항상 영향력을 주고받고 있고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편중된 자원은 결국 생존을 위해 거래의 도구로 활용되고 전 세계의 수요처에 뿌려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이 개쩌는건 이걸 다 가지고 있는데 달러까지 막대한 무역적자로 전 세계에 뿌리고 있어서이고.. (달러가 박살나면 미국은 무역흑자국으로 돌아설 준비를 할거다...)
또 미국이라고 해서 예외라고 할 것은 없는데, 성장률은 결국 효율의 향상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모든 공급체인을 자국 내에서 처리하고자 하면 효율은 떨어진다.
이 모든 불균형을 이겨내고 강력한 힘을 만들어 낸 것은 어떤 특정 자원의 생산처여서라기보다는 강력한 거래수단의 확보를 위한 기초체력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중국 정부가 테슬라를 말려 죽이고 자국 전기차의 세계 정복을 위해 희토류와 희귀 금속의 공급을 제한한다 수준의 국지적 전투 정도야 있을 수 있더라도(물론 미국 정부에서 그렇게 둘 리도 없겠지만) 이게 세계 패권을 쥐고 흔들것이다고 과대평가 하는 것도 좀 오바 아닌가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돌고 돌아 결국 인류는 비트코인과 같은 중립적 자산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가치보존과 거래기능, 그리고 배타적 소유권을 비교적 완전하게 보장하는 이 디지털 쓰레기는 여러 전략자산들을 아우르는 거래의 척도로써 지속적으로 가치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경로에 있다.
물론 이게 얼마나 걸려야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라는 것 밖에 없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기는 하다.
거 참 퍽이나 사소하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