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lying to Avatar Jackie

이제 방송 다 끝났으니까 이야기해도 되겠지... 사이렌과 강철부대W는 제작팀도 다르고 오디언스도 다르지만 결국 같은 궤도 위에 놓여 있는 방송들인데 서로 다른 이 오디언스들을 만나게 할 역할은 아마도 707 팀이? 강철부대W 처음 나왔을 때 왜 W냐고 모욕적이라고 욕하는 사람들 더러 보이던데 당연히 W지 이런 수준에 어떻게 4를 붙일 수가 있어 바로 앞 시즌과 비교를 해봐도 현격한 차이가 있는데.. 앞 시즌 다 봤다는 사람들도 그걸 모르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나는 올 여름에 강부3 다시 보고 10월에 강부W를 이어서 본 거라 1화에서부터 좀 거슬렸는데 그냥 혼자 있으면 별 생각없이 눈새처럼 혼자 개소리 하고 다닐까봐 더 걱정되어서 출연진들 프로필을 살펴본 것도 있음. 조성원 인스타도 그래서 계속 본거였고 (예고편 때부터 이번 방송의 주인공인거 같았고) 조성원을 돕는다는 말도 안되는 숙제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나니까 강부W에 애정이 좀 생기더라. 실제로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강부W 보면서 대한민국 평범한 여미새들의 상식의 평균선이 이정도구나 (친 보수 성향이라는 특성은 있겠지 채널A 특성 상) 라는 걸 배웠고 그게 생각보다 너무 낮아서 충격을 받았는데, 그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나니까 강은미가 사이렌에서 내뱉었던 대사들과 그 대사에 격렬하게 반응하던 운동팀과 소방팀이 이해가 되는 것임. 그리고 그게 (랟펨 계열을 제외한) 상당수 여자 시청자들의 반응인 것 같았음. 무서운 것도 있고, 비열하다는 생각도 들고, 뭔가 거부감도 들고, 게다가 사이렌에서의 강은미는 아주 여성스럽고 예뻤음. 그냥 평범하게 학교나 직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예쁘장한 2030 여성의 얼굴. 그래서 강은미 자체의 캐릭터보다는 자기들이 살면서 만나온 그 강은미 비스무리한 여자들의 모습들을 다 떠올리며 온갖 감정들을 다 투영했을 것으로 짐작해봄. 나는 그냥 게임캐릭터 보듯이 봤다. 오버워치의 디바 같은...

근데 깡레이더랑 인스타 보니까 그 당시에는 노잼 남초 느낌이 엄청 많이 나기는 했음. 그래서 한동안 관심 끄고 살았는데 강부W가 이런 방향으로 나올 줄은... 출정보고 영상부터 여러모로 예상 밖이었던.

내가 회사에서 사이렌의 강은미처럼 행동할 것인가? 하면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할리퀸 같은 코믹스적 악역 캐릭터나 캡틴마블처럼 지 혼자 신나서 뛰어노는 여자 영웅 서사에 익숙해진 나에게 강은미는 그닥 충격적인 캐릭터가 아니었고 나에게 소화기 던지는 강은미와 베프가 될 자신은 없지만 적어도 그런 강은미를 스크린 속 캐릭터로서 즐겁게 볼 수는 있었음. (실제로 당했으면 아 이 ㅆㅂ년이 하고 욕하다가 나중에 끝나고 술 한잔 하며 풀든가 했을듯) 근데 세상에는 허구로라도 그런 캐릭터를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이 있고 그런 여자들은 아마도 사이렌의 강은미를 좋아할 일은 평생 없을 지도 모른다. 사이렌은 여러모로 현실과 동떨어진 셋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용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 갯벌부터 넘 충격적이기도 했고...

그런데 회사에서 일할 때 보면 강은미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고 종종 그런 사람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런 현실은 직접 매출에 쪼들려가면서 어떻게든 프로젝트 마무리하려고 남들 바짓가랑이 부여잡고 통사정하고 온갖 구질구질한 짓거리 해가며 머리 쥐어뜯는 경험을 직접 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음. 사이렌의 강은미 정도는 그렇게 심각한 수준이 아닌데. 세상에는 정말 심각한 양아치가 많은데 사람들이 꽃밭에만 살다 왔는지 아니면 진흙탕에만 살아서 강은미에게서도 진흙만 본 건지. 애니웨이. 나는 그런 사람들 스쳐지나가며 잘 피해다닌 덕분에 그런 거부감이 없는 걸까. 운이 좋은 편이긴 했다. 하지만 그게 순전히 그냥 운이기만 한가? 그건 아니지. 내가 그런 사람들로부터 “살아남은” 것이라면 그건 내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니 지금 내 눈건강이 이모양 이꼴이지.

강은미를 개인적으로 싫어하건 좋아하건 성인으로서 오랫동안 커리어를 유지하고 사회생활을 하려면 강은미같은 여자들과 어디서든 마주치게 된다. 조직생활에서는 내가 좋아하고 내가 안전함을 느끼는 사람만 쏙쏙 골라서 협업을 할 수 없으니까. 사이렌처럼 안전하게 잘 다듬어진 경쟁 서사도 견뎌낼 수 없는 여자들이 큰 조직 생활을 잘 견뎌내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그들에게는 다른 천직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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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ussion

그리고 조성원의 경우는 <미스터 플랑크톤>의 해조를 보면서 멋있다고 난리를 치던데 나는 그런 뒷골목 양아치 캐릭터를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여군 상위 1% 출신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었고 정말 취향이 팔자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차라리 내가 이유미보다 더 귀엽다 라는 어필이었다면 귀엽게 봤을 것임. 그리고 나는 그 드라마를 보면서 왜 우는지가 잘... 어흥씨가 좀 불쌍하긴 하더라. 그래서 해조가 쓰러져서 병원 입원한 이후로는 안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