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소회: 파일코인 류의 스토리지서비스는 내가 가장 극혐하는 블록체인 모델이다. 비싸고 느린데 비효율적인 최악의 솔루션. 오래된 생각이다.
더불어 웹3라는 것의 환상에 빠져 쓸모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외면하면 소비자는 절대 찾지 않을 것이란 내용.
아마 지금 써도 똑같이 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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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고토 몰라요] 블록체인 스토리지 서비스의 미래
탈중앙화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면서도 항상 허들에 걸리는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분산 스토리지? 그거 토렌트 아니냐??"
아.. 아니 그건 아니고 암호화된 파일이 전 세계에 분산되어 저장되기 때문에 -중략- 나만의 자료를 블록체인에 변조불가능하게 얹는걸로 온전한 내 소유권을 증명하는 -후략-
"그냥 구글드라이브 쓰면 안되냐?"
하... 물론 알고있다. 기존 웹하드 서비스와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것은 너무도 쉽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왜? 굳이?"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블록체인 스토리지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NFT와 동반되어 움직이게 된다. 배타적인 소유권을 주장하는 식별 가능한 독자적인 데이터. 이것은 NFT의 개념과 동치라고 봐도 될 것 같으니까.
NFT는 말 그대로 '대체 불가능'하다.
즉 모든 개체가 각자의 데이터를 갖는 것이고, 코인의 갯수로만 트랜잭션을 증명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마치는 검증자에게 더욱 많은 리소스를 요구한다.
5만원짜리 지폐 100장을 전달했을 때 보내는 자와 받는 자가 해야할 작업 vs. 지름 10cm 아오리사과 1개와 지름 10.12cm의 홍옥 1개와 거대 양봉과 유사한 크기이지만 포장지 끝에 약간의 상처가 난 메로나 한개와................(미침)
을 검증하는 경우에 드는 노력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된다.
물론 우리 위대한 기술자들께서는 이 부분도 간략화하는 방법을 찾아내시겠지만 말이 그렇다는거다 말이.
교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두가 다 각자의 값을 갖는다는 뜻으로 찰떡같이 알아들어주면 좋겠다.
다만 문제는 이 데이터라는 것의 크기는 너무도 변화무쌍하다는데 있다. 내가 가입한 서비스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어놓은 텍스트 파일 혹은 시드구문을 적어둔 자료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자료의 크기는 기껏해야 수 kb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노드들이 구성한 네트워크에서 돌아다닌다 해도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게 빅-데이터라든가, 영화의 원본 녹화파일과 같은 거대 용량을 자랑하게 될 때에는 말이 달라진다.
탈중앙화 구현을 위해 풀노드를 굴리는 허들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진다는 뜻이다.
심지어 이 자료의 출납에는 리소스가 필요하며 뛰어난 접근성(내가 원할때 바로 접근), 높은 전송속도를 담보해야 한다.
우리가 구독료 형식으로 플랫폼에 지불하는 사용료를 이러한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지불하는 식이 될 것이고 이는 용량에 비례한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다.
몇 번 말한적이 있지만, '미래의 스토리지 서비스 풀노드는 구글 데이터센터와 구분할 수 없을 것'이란 말을 한 적이 있다.
풀노드의 규모는 바로 그 네트워크의 신뢰도를 뜻한다. 파트타임으로 깨작대는 노드들 말고..
비트코인이 강해질 수 있었던 것에는 이러한 컴팩트함이 있다. 해야할 일이 적고 단순하기 때문에 오늘날 비트코인 풀노드를 갈구는데는 일반적인 가정용 컴퓨터의 리소스 정도만 할애하도 차고 넘친다. 반면 엄청난 TPS를 자랑하는 솔라나는 12코어 24스레드에 128gb램, 1gbps 수준의 인터넷 연결속도를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는 솔라나의 탈중앙화를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고, 네트워크 공격에 취약한 이유이기도 하다.
'Lyn alden - Proof of stake 관련 글 중 참조'
수 기가, 수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분산처리하기 위해 노드들이 주고받아야 하는 트래픽의 양은 대체 얼마나 될까?
그리고 거기서 발생하는 제반비용은 구글 데이터센터에서 중앙집권적으로 제공하는 전송량과 속도에 준할 정도로 발전할 수 있을까?
그리고 궁극적으로 구글(아니면 뭐... 네이버라도)의 신뢰도를 넘어설 풀노드의 양적 성장이 가능할까?
물론 기술의 발전은 엄청나게 빠르다. Gbps 수준의 전송속도는 어느새 느려터진 옛 것이 될 수도 있고 개인용 컴퓨터에도 제타, 요타 바이트를 기본 단위로 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는 새로운 -원본-이 만들어 질 것이다.
현실을 그대로 구현하려면 엄청난 양의 연산력이 필요할 테고, 그에 수반되는 데이터 사이즈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에르난데스가 내뿜은 입김에 김김김김의 창문에 김이 서릴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따져보았을 때 결국 어떤 중앙화 데이터센터에 꼴아박고 밖에서는 검증만 돌리는 식으로 네트워크 상 데이터의 진정한 소유권을 말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 괴리감이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IT 공룡에게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너무 많은 자원과 솔루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그냥 내가 응당 가져야 할 권리를 빼앗은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불만과 그 권리를 위임함에 따라 만들어진 규모의 경제, 편의성의 제고가 탈중앙화의 필요성에 대한 반대쪽 끝을 눌러댄다.
블록체인 서비스들의 한계점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 점점 더 나를 보수적인 비트코이너로 몰아세우게 되는 자승자박의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
(좀 느려도.... 참으실 수 있나요? 자가 test용 움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