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코이너 #정성한스푼 #미션실패 #하드포크 #보수적 #고집불통 #불변성 #풀노드 #삼권분립
본 스레드는 “비트코인 개발자들이 이렇게나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이는
@yeoleum_eth
님께서 진행한 ‘토크2’ 중 있었던 발언에 대해 제가 궁금한 점을 여쭤보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드포크가 어려운게 단점같다.”라는 말씀에 “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달라!” 는 요청을 드렸었는데요, 날서보이는 질문에도 정중하게 답변해주신 @님께 다시 한번 사과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질문주신 내용을 “개발자들”로 한정짓는 것보다는 비트코이너, 비트맥시로 확장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비트코인의 코드는 왜 이렇게나 보수적인가?”로 바꾼 후 좀 더 포괄적인 답변을 드리려고 합니다.
TLDR:
좀 거칠게 표현하면
👉“권력을 가지고 부리는 장난에 이골이 났기 때문”
좀 더 다듬어서 표현하면
👉누군가의 재량이 아닌 명문화된 코드를 따르자는 [헌법] 정신(code is law), 그리고 1)기록의 대가로 화폐를 얻으려는 자(채굴자), 2) 새 규칙을 제안하는 자(개발자), 마지막으로 1)을 검증하고 2)를 행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자(풀노드)를 분리시키는 [삼권분립] 정신
본격적 시작!
1️⃣우주적, 절대적으로 가장 희소한 자원은 시간
비트코인의 불변성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자원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시간은 결코 창조될 수 없다는 것(삶의 유한성)은 누구에게나 공통적이죠.
2️⃣시간을 담는 테크놀로지
돈은 기술입니다. 무슨 기술? 각자 잘하는 일에만 몰두해도 사회 분업시스템을 통해 생산성을 올릴 수 있게 하는 기술로서, 통화 시스템은 각 개인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메커니즘입니다.
3️⃣화폐=타인의 시간/에너지 청구권
결국 돈은 남의 시간과 에너지를 청구하는 권리입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저는 본업만 열심히 하면 됩니다. 최애음식(예:순대국밥)은 번 돈을 가지고 사먹으면 됩니다. 새벽부터 나와서 사골 끓이는 건 저보다 훨씬 잘하는 식당주인분께서 해주시면 되는 겁니다
4️⃣화폐 조작? = 노예화
화폐는 타인의 시간을 요구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이 규칙을 조작하는 것은 타인의 시간을 조작하는 것이고 나아가 타인을 노예처럼 만들어버리는 엄청난 권력입니다. 이 조작은 화폐발행권자의 변덕과 욕망에 의해 행해지기도 했고, 필요악처럼 행해지기도 했습니다.
5️⃣필히 타락하는 화폐발행권
규칙 조작과 함께 화폐는 반.드.시. 타락했습니다. 역사속 단한번의 예외도 없었죠. (황제 금화, 노예구슬, 금세공인, 현재의 fiat 시스템 등) 이건 권력을 사용하는 인간의 청렴과는 무관합니다. 너무 큰 권력이기에 인간 손에 쥐어지면 반드시 타락하는 것 뿐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이걸 막을 수 있을까?" 에서 비트코인의 아이디어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시작해보지 않았다면 비트코인, 크립토에 제대로 입문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6️⃣헌법 + 삼권분립 = 근대화의 기초
법치주의는 사회 모든 구성원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함부로 구속될 수 없는 특정 규칙에 구속되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법을 둘러싼 권력은 하나에 집중되었을때 반드시 남용될테니 서로를 견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쪼개야하는 한다는게 삼권분립 정신이죠.
7️⃣비트코인에는 이 모든게 다 있다
누군가의 재량, 변덕이 아닌 명문화된 룰을 따르자는 정신(code is law), 그리고 1)기록의 대가로 화폐를 얻으려는 채굴자, 2) 새로운 규칙을 제안하는 개발자, 마지막으로 1)을 검증하고 2)를 행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자(풀노드)를 전부 분리시킨 것이 그것입니다.
(여기까지 읽고 헌정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 할 수 있는 마그나 카르타, 권리장전, 권리청원 등이 연상된다면 당신은 똑똑한 사람...👍)
특히 7️⃣과 관련하여 비트코이너들의 고집(?)으로 보이는 강력한 신념이 지금의 비트코인을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토록 비트코인 흠집내기를 좋아하는 쉿코이너들이 말하는 그 “단점"들은 실은 비트코인의 기본 설계입니다. (Designed to be as such)
대표적인 것이 블록 사이즈에 대한 고집입니다. 작게 유지함으로써 풀노드 비용을 낮게 유지, 누구나 20만원정도의 비용이면 풀노드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비트코인의 10분은 느리다”와 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을 보면 대체 뭘 알고 떠드는건가? 하는 한숨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처럼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질문해야 할 것을 단정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비트코인은 1블록 컨펌에 평균 10분 걸린다고? 느리네! 더 빠르게 해야겠네!” 가 아니라, “10분인 이유는 뭘까?” 라고 질문을 해야합니다.
“비트코인은 전기를 쓴다고? 환경에 안 좋겠네?! 전기 안쓰는 PoS가 더 좋은거네?” 라고 단정 짓는게 아니라 “PoW가 반드시 전기를 쓰는 이유가 뭐지?” 라고 질문을 하셨으면 합니다.
하드포크와 관련해서 [언어] 얘기로 스레드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수십억명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English라는 프로토콜이 있는데, 갑자기 오늘부터 “love"라는 단어를 “hate"라는 단어와 바꿔쓰길 원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게 쉽게 될일까요? 불가능한 일입니다.
설령 제가 마음 맞는 사람들과 그런 언어를 쓴다고해서 제가 사용하는 영어가 English일까요? 아닙니다. English는 그냥 그 자리 그대로 있는 것이고(비트코인), 제가 사용하는 언어는 그냥 변종 English일뿐이죠. (비트코인 캐시를 비롯한 수많은 비트코인의 하드포크들)
비트코인이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immutability인 것입니다. 거대 자본 혹은 포악한 권위주의적 국가가 뭘 바꿔보자고 덤벼도 결코 바꿀 수 없는 특성! 이 비트코인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은 연역적으로도 증명이 되고 경험적으로도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증명된 사례의 자세한 디테일을 파보고 싶다면?
거대 자본 사례는 블록 사이즈 워를 보면 되고, 권위주의 국가 사례는 중국이 지금까지 해온 짓들을 보시면 됩니다.
(시진핑 할아버지가 와서 국방비 다 쏟아부어도 별로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귀중한 시간을 녹여놓은 화폐를 누군가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도록 하는 것(경화), 그리고 규칙을 함부로 고쳐질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비트코인 설계의 기본이자 본질인 것입니다.
여담: 전 이러한 이유로 hard money you can't f*** with이라는 문구를 좋아합니다.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경화(硬貨). 비트코인의 본질을 정말 잘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요?
긴 스레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