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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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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왜 이렇게 비싼가?’ 질문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해야할 질문은 ‘비트코인은 왜 이렇게 싼 가?’ 이다.

어떤 할인율과 시간선호, 어떤 리스크, 어떤 컨센서스로 현재 가격인지 합리적으로 추론하기란 어렵다. 나에게 현재 비트코인은 너무 싸서 괴리가 크다.

[비트 한닢]

내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본 일이다. 어떤 배나온 아조씨가 가서 떨리는 손으로 비트코인 한 닢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돈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블로그 이웃들의 반응을 쳐다본다. 블로그 이웃들은 배나온 아조씨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지갑 주소와 해시값을 살펴보곤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돈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티스토리를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비트코인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블록체인에서 검증된 돈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티스토리 이웃들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돈을 어디서 훔쳤어?"

아조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에어드랍이라도 받았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돈을 에어드랍합니까? 사토시 나카모토가 살아 돌아오기라도 했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아조씨는 손을 내밀었다. 티스토리 이웃들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비트코인이 어디 해킹이라도 당하지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돈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돈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해킹한 것이 아닙니다. 에어드랍받은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오... 오천만원 짜리를 줍니까? 개같이 박살난 1리플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 흔한 화리에 한번도 당첨된 적도 없습니다. 그저 월급으로 도지코인을 사고 도지코인으로 번 돈으로 위믹스를 사고 이렇게 알트들로 모든돈을 다시 비트코인으로 바꾸었습니다.비트코인 유투브를 보며 버티면서 월급 푼돈을 넣어가며 이러기를 수백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비트코인 한 푼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돈을 얻느라고 1년반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돈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돈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비트코인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감동실화

화폐의 사용은 기하학에서 해석기하학으로의 전환과 유사한 전환을 요구한다.

직관에 의해 마련되는 투명한 명증성에 대해 상징의 조작에서 나온 '맹목적 명증성'이 대체된다.

이후로 사람들은 대상이 허락하는 용도와 만족을 거의 만질 수 있게 알려주는 대상물에 토대로 추론하지 않고, 그 자체로는 어떤 향유의 원천도 되지 않는 기호에 토대하여 추론하는 것이다.

경제적 행위자와 그가 기대하는 상품, 또는 용역 사이에 화폐라는 필터가 개입된다.

- 피에르 부르디외

화폐의 본질적 기능, 특히 진보한 사회에서의 그것은 기대 즉 표상의 능력이고, 덧붙이면 미래 가치의 예정된 실현의 능력인 것이다.

- 프랑수아 시미앙

군주정에서 공화정으로, 또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발전하며 이해관계를 통해 인간이 가진 정념의 발산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억눌린 정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이해관계에 기반한 정념의 해소가 국가에 의해 왜곡될 때 개개인의 정념은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혼란을 야기한다.

#FixTheMoneyFixTheWorld

“정념이 사람들에게 악인이 될 생각을 불어넣는데도,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이익이 상황에 있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 몽테스키외

한자 ‘믿을 신’은 사람 인과 말씀 언이 합쳐져있다.

사람 말만큼 못믿을게 없지만 또한 보이지 않는 걸 믿게 할 방법은 사람 말밖에 없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

요한복음 20장 29절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한 수많은 논의 중 비트코이너의 논리에 틀린 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찾지 못했다.

하지만 돈을 건 스킨인더게임의 컨센서스는 현재 이 가격을 가르키고 있다.

내 눈에는 비트코인은 더이상 증멸할 것도 남아있지 않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믿음 싸움이다

어릴 적 읽은 탈무드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부자들이 각자의 재물을 자랑하고는 허름한 차림의 랍비를 조롱했다. 랍비는 재산을 보여줄 수 없으나 본인이 가장 부자라고 했고 부자들은 코웃음쳤다.

그리고 해적을 만나 모든 재화를 탈취했지만 지혜는 빼앗을 수 없는 보물이라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bitcoin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시간의 함수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킨다.

안녕 비트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