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도 회사에서 이런 일을 겪었는데... 누가 나한테 생뚱맞게 노조 대표 지원해보라고 제안을 해서 황당했던 경험. 내가 근로 조건에 대해서 불만을 숨기지 않는 타입이었던 건 맞는데 내가 노조 결성을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도 아니었고, 그 제안을 한 사람은 딱히 나를 가치있게 여겨서 그런 제안을 할 만한 사람인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나한테 그런 튀는 역할을 맡겨서 내가 임원진들과 갈등 구도를 형성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그 사람이 나의 신뢰를 못 받는 사람이었다는 이야기지. 이런 건 직접 겪어본 사람은 알지만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뭐 어떻게 이해를 구하고 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함. 그냥 각자 알아서 판단할 문제.
Discussion
페미니스트로 살다 보면 내가 바로 그런 분란조장형 인간이라는 오해를 받을 때가 많은데, 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그런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어야 했는지. 그 과정은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누구나 그런 길을 갈 수 있다는 말은 못 하겠어. 나도 정말 힘들었거든. “너는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말로 누군가의 등을 떠미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순교자를 원하는 설계자들인가? 나를 폰 취급하는?
정 답답하면 누군가가 나서겠지. 자신 있는 사람이. 힘든 일일 수록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고, 그런 사람마저도 자신이 없다고 하는 일이라면 어설프게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
오징어게임에서도 이런 느낌이 드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특전사 출신인 현주가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 본능적으로 뛰어들려고 하니까 할머니가 “이렇게 죽으면 안 돼” 라고 말리는거. 그게 정상이지. 승산이 있는 상황도 아니고 혼자 개죽음 당할 게 뻔한 상황에서 그래 너 잘가라 니가 진정한 영웅이다 등 두들겨주는 게 정상이야? 무조건 니말이 맞다 끄덕끄덕 같은 편만 들어주면 그게 연대이고 지지인가?
나는 내 입장을 분명하게 말했고 왜 그런 입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지 그동안 쓴 다양한 글을 통해서 충분히 설명했어. 만약 이 결론을 보면서도 여전히 파란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럼 그냥 가야지. 그런 개인적인 결정은 나의 의견과는 무관함. 조사 의뢰하는 사람들 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꼭 있는데 그건 어차피 조사 프로젝트 외부에서 발생하는 일이라 조사 담당자와는 아무 상관없음. 클라 측 내부 범실에 대한 법적 책임 같은건 딱히 없을걸? 국무회의 쌩까고 계엄 때리는 대통령도 있는데 파트너사 권고 쌩까고 지맘대로 하는 갑은 더 넘쳐나지. 나같은 백수 1인의 의견을 쌩까는 인플루언서도 넘쳐날 것이고.